제109집: 금후의 한국이 나아갈 길 1980년 11월 01일, 한국 승공연수원 (이천) Page #228 Search Speeches

세계사적으로 귀'한 자리- 선 한민족

그렇기 때문에 불교면 불교에 대한 깊은 내용, 유교면 유교에 대한 깊은 내용, 기독교면 기독교에 대한 깊은 내용, 즉 종교의 깊은 골짜기를 통하여 하늘과 더불어 우리 민족에 남아 있는 역사적인 얼을 부합시켜 가지고 내려오는 데에 있어서 하늘이 통곡할 수 있는 역사적인 울음이 있을 수 있단다면 거기서부터 새로운 민족의 출발이 우리 민족이 알지 못하는 가운데 기필코 현현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자 여러분이 지금의 한국을 바라볼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한국은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느냐 하면 민주세계와 공산세계의 진중에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용으로 비유하면, 공산세계인 청룡이 북한을 물고 있는 것과 같고, 민주세계인 백룡이 남한을 물고 있는 것과 같다는 거예요. 그래서 사방에서 당기는 거예요. 당기고 있다 이거예요. 이것을 물어 짜르는 날에는 민족의 운명은 그것으로 끝날 것이지만 짤리지 않는 날에는 새로운 문제가 벌어진다 이거예요. 아무리 공산당이 물고 아무리 미국이 물더라도 오히려 그들의 힘을 능가할 수 있는, 새로운 용으로 꿈틀거리며 나오게 된다면 세계사적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귀중한 한민족이 되지 않겠느냐 이거예요. 지금의 세계 정세는 그렇게 되어 있어요. 우리 역사를 말할 시간은 없지만 말이예요.

한 발자국 잘못 디디면 공산당이요, 한 발짝 옮겨 디디면 민주세계, 양다리를 걸어 놓고 아침 저녁으로 호홉할 수 있는 거리를, 그런 사이에 둔 입장에서 세계 무대를 놓고 느낄 수 있는 민족은 역사시대에서 한민족이 그 대표적인 것입니다. 나는 그렇게 보는 거예요. 미국 국민을 보더라도 그들은 공산당을 모르고 있고 민주세계라는 것을 모르고 있어요. 오늘날의 대한민국 국민과 같이 절박한 자리에서 내일의 운명을 마음속에 그리면서 스스로의 운명을 걸고 조임질하는 이러한 민족이 못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는 미국의 선거를 중심삼고 숨 가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자 그러면 지금까지 '나'라는 사람은 뭘했느냐? 딴 말보다도 뭘했느냐? 이 미국을 소화해야 되겠다! 이 미국을 소화해야 되겠다! 그 다음엔 공산당을 소화해야 되겠다! 그러지 않고는 한민족은 살 길이 없다고 봤던 것입니다. 그것이 말뿐이 아니라 사실이 그래요! 세계의 3분의 2나 지금 침식했고, 지금 이 시간도 전진을 다짐하고 있는 그들 앞에, 그 진격 앞에 쌍수를 들고 복종과 굴복의 놀음을 해서는 안 될 것을 나는 알았기 때문에 공산주의를 어떻게 막아내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그래서 승공이념을…. 이 민주세계, 후퇴해 있는 민주세계 가지고는 이미 때가 늦었다 이거예요. 공산주의라는 것은 중세 기독교 사상, 로마 법황청의 부패한 문화권을 중심삼고 거기서부터 발생해 가지고 커 왔다 이거예요. 그런 터전의 기독교를 중심삼으면 안 된다 이겁니다. 전세계 기독교를 흡수해 가지고 새로운 면에 있어서 기독교를 소화할 수 있는 주체적인 종교가 필요합니다. 공산당을 소화할 수 있는 주체적 사상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러면 공산주의는 뭐냐? 이것은 유물주의입니다. 또 민주세계는 뭐냐? 유심주의입니다. 청룡과 백룡이 대결하는 이 와중에서 신음하던 이 한국이 죽음이라는 이런 팻말을 꽂고 장송곡을 부르며 쓰러지느냐, 아니면 승리의 팻말을 가지고 비약하느냐? 비약 외에는 이 민족이 살 길이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어디로 가요? 북쪽으로 가면 소련이 지키고 있고 서쪽으로 가게 되면 중공이 지키고 있고 동쪽으로 가면 일본이 가로막고 있다 이거예요. 지정학적인 견지에서 볼 때 지극히 통탄스러운 운명을 지닌 이 민족의 원을, 이 민족의 한을 누가 방어해 줄 것이냐? 대한민국 자체가 방어하지 않고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은 일본도 아니요, 중공도 아니요, 소련도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이 똑똑히 알아야 됩니다. 하늘밖에 없을 것입니다. 민족 앞에 호소하여 민족을 단결시킬 수 있는 힘의 모체를 만들어 내는 길외에는, 하늘을 부여안고 세계사적인 시련과 더불어 담판을 하며 피땀을 흘리는 하나의 정의의 투쟁을 했다는 역사적 내용이 없어 가지고는 이 한민족은 살 길이 없다고 봤던 것입니다.

그래서 민주세계의 기독교를 중심삼고 새로운 체제를 발족시켜야 할 것을 느꼈고, 종교 세계에 있어서 통일 방안을 모색해야 되겠다는 것을 절절히 느꼈던 바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모든 체제를 갖추어서 이 한민족을 기대하고 대한민국을 희망으로 삼고 일성(一聲) 을 발(發) 할 때부터 반발을 받았던 것입니다. 이 슬픈 사실이 지금에 와서는 내 개인의 슬픔으로만 생각되지 않습니다. 민족의 슬픔으로… .

만약에 민족이 받아들였다면 틀림없이 미국을 내가 요리했을 것입니다. 오늘처럼 이 극동에 공산주의가 팽창해 가지고 중국이 공산주의로 넘어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 가운데서도 '우리는 한국에서 기반을 닦아야 되겠다, 기반을 닦아야 되겠다'고…. 몰리고 쫓기면서 천대받던 얘기를 하려면, 거 뭐 사연이 많습니다.

여기에는 각 종단의 중요한 책임을 맡고 있는 중진들도 와 계신 줄로 알고 있습니다. '문 아무개 죽어라, 문 아무개 망하라'고 마음으로써, 말로써 반대하던 사람들도 와 있을 것입니다. 그건 지나간 일입니다. 한때를 놓친 민족 비운의 때가 아니었던가! 지금에 와서 말하면 여러분이 믿을 수 있을 거예요. '아, 그랬을 것이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