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집: 심정과 절대적인 신앙 1970년 08월 09일, 한국 부산 동명장여관 Page #79 Search Speeches

하나님의 사'을 가장 잘 느낄 수 있" 때

그러면 도의 길 가운데에서 그런 자리에 제일 가까울 수 있는 때가 어느 때냐? 철모르는 유아시기냐, 철이 든 장년시기냐. 혹은 장년시기를 지나 가지고 세상 안팎의 모든 것을 헤아릴 수 있는 노년시기일 것이냐? 과연 그때가 어떤 때냐 하는 것을 두고 볼 때에, 그때는 사춘기시대와 같은 때라는 것입니다.

사춘기 때는 꽃을 보더라도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연장시켜서 전체의 꽃을 자신과 관계맺고 싶어합니다. 또, 특정한 나무면 나무를 감상하더라도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상한 인연을 전체의 인연 즉, 모든 자연과 인연지어 가지고 감상하고자 합니다. 그런 내심이 우러나오는 때가 사춘기입니다. 그 중에서도 무엇인지 모르게 내 전체가 흠뻑 좋아질 수 있는 하나의 사랑의 대상을 그려 가는 때가 사춘기인 것입니다.

도의 세계에서 인격완성이란 표준이 어디에서 나올 것이냐? 사랑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무한하고 절대적인 사랑을 중심삼고 인격완성이 되는 것입니다. 이 사랑의 인연이 어느때에 맺어져야 되느냐? 사춘기 시기와 같은 그런 때에 맺어져야 합니다. 도의 생활권내에 있어서 사춘기적인 감정이 떠나게 될 때는 무미건조한 사람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어느 한때에 도의 생활이 끝날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가는 길 앞에는 반드시 한계선이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한계선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무한한 세계를 보장받을 수 있고 확고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동기가 바로 사랑입니다.

사춘기 때의 소녀들을 보면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웁니다. 왜 웁니까? 거기에는 무엇인지 모르게 자기 나름대로 흠뻑 젖어들 수 있는 내용이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무한한 새로운 인연이 개재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하나의 상징적이요, 형상적으로 나타난 것이지만 그 가운데 무한한 사랑의 인연이 있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그러한 감정표시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여러분 심정에 새겨두어야 할 문제입니다.

바닷가에서 바닷물이 파도치는 것을 보게 될 때도 그 파도가 나를 치는 것 같고, 자연을 바라 볼 때도 자연이 전부다 호흡하는 것 같고, 자신에게 환희를 가져다 주는 것같이 느끼게 됩니다. 기쁠 때 바라보면 최고의 기쁨을 상징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슬플 때 바라보면 그 슬픔을 자극시켜 가지고 도리어 슬픔 가운데에서 다른 새로운 각도의 희망을 자극시켜 줄수 있는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경지에서 사는 사람, 그런 심정을 가지고 무한한 인연을 추구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무미건조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가 외로운 자리에 나가면 거기에서도 외롭지 않을 무한한 인연이 봄절기같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런 경지의 세계가 하나님의 사랑의 세계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영적으로 이런 것을 체험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 뭐라 할까요? 봄철에 아지랭이가 피어 오르는 꽃이 핀 동산에서 사방에 뭉게뭉게 떠 있는 구름과 꽃에 싸여 가지고, 그 분위기에 무한히 품겨 들어가면서 무한한 가치를 음미하며 스스로 취하는 그런 경지에 들어가 보는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에 틀림없이 우주의 동적이고 정적인 맥박과 심장에서 피를 뿜어내는 듯한 무한한 힘에 접하는 그런 경지를 느낄 것입니다. 한계지어진 몸이라도 그 한계지어진 경지에서 무한한 경지에 접해 갈 때, 거기에서부터 생명과 인연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스스로 삶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비로소 스스로 행하는 것에 대한 독자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독자적인 감정을 느끼는 그 자리가 완성의 자리가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은 인간이 이러한 자리에 있는 것을 보시고 기뻐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석가모니는 완성의 자리를 절대적인 유아독존의 경지라고 했습니다. 최고의 신념을 가지고 독자적인 행동을 하면서 '내가 하는 모든 것은 절대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가장 귀한 것이다'라고 할 수 있는 자리에 서게 될 때 제2의 주체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자리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보람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