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집: 인간은 참을 찾아 헤매는 탐험가 1959년 07월 19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76 Search Speeches

참을 찾아나온 인간

인간은 타락이라는 명사를 남긴 이후, 알 수 없는 곡절의 노정을 거쳐 왔습니다. 시대 시대에 따라 여러가지 모양으로 변하는 곡절의 역사과정을 피하지 못한 채 오늘날까지 인간들은 이끌려 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역사 과정을 거쳐오면서 인간들이 해결하려 하고 찾고 있는 내 몸과 마음,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이념과 심정까지도 `이것이 바로 내가 찾던 것이로구나' 할 수 있는 그 하나의 기점은 아직까지 찾지 못한 채 살아 나왔습니다. 수많은 우리의 선조들도 그렇게 나왔고, 오늘 이 땅 위에 살고 있는 수많은 인류도 참된 그 무엇을 찾고 있는데, 그 참이 무엇인지 해명하지 못한 채 헤매고 있습니다.

그러한 하나의 기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의 선조들은 피눈물의 길도 개의치 않고, 죽음의 고개도 개의치 않고, 추방당하고 몰리는 불쌍한 자리도 개의치 않고 허덕이며 나왔으나, 자신들이 바라보는 목적지, 심중으로 찾던 안식처는 아직까지 인류가 살고 있는 이 지상에, 그리고 지상을 섭리하시는 천륜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 앞에 말씀드리려 하는 제목은 `인간은 참을 찾아 헤매는 탐험가'입니다. 이런 내용을 가지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에게 심정이 있다 할진대 과거에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그 심정이 사무치게 바라는 것은 참의 주체가 되는 실존체가 해명되는 일일 것입니다. 이것을 종교라는 명사를 빌어 말한다면, `하나님이 계시다' 하는 것입니다. 이런 확신이 있으면 내가 그 하나님을 모시고 내 몸과 내 생활, 내 생명, 혹은 내 심정에 인연되어 있는 모든 것을 해명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들, 그중에서도 종교인들이 바라는 최고의 목표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죽더라도 참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요, 영원한 생명을 찾으려 할 때에도 참에 귀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부정할래야 부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과거 역사에 왔다 갔던 사람들도 이 목적을 향하여 움직였고, 오늘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이 목적을 향하여 움직이고 있고, 미래의 사람들도 이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움직일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나님이 계시다고 할진대 하나님께서는 인간으로 하여금 참된 주인공을 대하여 노래할 수 있고, 그 주인공과 더불어 즐거워하면서 살 수 있으며, 그와 더불어 화락하면서 심정에 취해서 살고 싶으실 것입니다. 그런 한날이 온다 할진대, 같은 마음, 같은 심정, 같은 생명의 움직임을 갖고 있는 그 자체나 그 실체에 대해서 `나는 원치 않는다'고 하면서 부정적인 입장에 설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또 민족과 주의와 사조를 넘어서서 어느 누가 참에 귀의하여 이 참과 더불어 살며, 이 참과 더불어 행하며, 이 참과 더불어 죽음의 고개를 넘어설 수 있는 자신을 가졌다 할진대, 그 사람이야말로 인류역사가 바라던 참의 근원적인 실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참된 실체를 찾아 인류는 헤매 나왔습니다.

오늘날 이 땅 위에 27억의 인류가 살고 있지만 그 참의 실체를 찾아 그와 더불어 산 사람, 그와 더불어 싸운 사람, 그와 더불어 즐긴 사람이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있는 것 같지만 그 대답은 막연합니다. 어떠한 철학 논리를 들추어 봐도, 어떠한 종교의 경서를 들추어 봐도 명확한 해답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내 몸을 통하고, 마음을 통하고, 심정을 통하고, 모든 이념을 다 동원해 보아도 나를 새로이 일으킬 수 있는 참을 찾아서 거기에 화하였다고 자인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이런 것이 다 공론이냐 혹은 망상이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 할것인가?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인류가 해명해야 할 최후의 문제인 것입니다. 해명되어야 할 참과 해명해 나아가야 할 내 자체와의 관계는 `그가 나요 내가 그다' 할 수 있는 입장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참이 하늘이라 할진대, 그 하늘은 나와 같이, 나는 하늘과 같이 화할 수 있어야 하고, 예수가 참이라 할진대 그 예수와 나, 나와 예수는 하나로 화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우리의 감정적인 모든 것, 인식적인 모든 것까지도 같이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참의 감촉이라 할까 촉감이라 할까, 그런 것이 내개체에서부터 창조적인 존재세계, 즉 만물은 물론이거니와 전세계의 인간에게까지 느껴져, 같이 움직이고 감촉하면 온 우주와 더불어 노래할 수 있는 자체, 그러한 자체가 천국에 살 수 있는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혹은 하늘이 찾고 있는 참다운 아들 딸의 모습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