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집: 메시아와 우리들 1972년 04월 23일, 일본 동경교회 Page #53 Search Speeches

일본 유학시절의 경-

무엇이든지 했던 적이 있다. 일본에 와서도 여러 가지 많은 일을 했다. 학생시절에 학생복을 노동복으로 갈아입고 하루동안 전신주를 끌면서 긴자(銀座) 거리를 지나던 그때의 일을 지금도 생각할 때가 있다. 주위에는 늠름한 사나이들과 날씬한 여자가 왕래하고, 향기를 풍기며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실로 한평생 잊지 못할 인상을 가지고 있다. 땀을 흘리면서 십자로에 왔을 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스톱' 신호였다. 그것이 가장 원수였다. 그런 기분…. 십자로를 통과할 때까지는 절대로 청색신호가 꺼져서는 안 되는 거예요. '스톱' 신호가 떨어지면 큰일인 것이다. 그런 때는 신호대를 단번에 때려부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거기에 서서 그러한 것을 생각하면 안 된다. 무엇인가 쓸데없는 것을 생각해서는안 된다. 그런 '스톱' 신호가 나면 선생님은 배를 내밀고 중앙에 왕래하는 사람들을 땀을 흘리면서 바라본다. 그러면 그들은 싫은 표정을 하고 지나간다. 그것은 재미있는 인간의 전람회인 것이다. 그것이 선생님에게 있어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도 그런 생활을 해보고 싶다. 선생님은 시나가와(品川)의 빈민가를 휩쓸은 적이 있다. 그런 경우, 선생님이 그런 일을 했다고 해서, 여러분들도 그런 일을 한다면 큰 문제가 된다. 히피(hippie)의 임금님이 태어날 수도 있다. (웃음) 일본의 전 경찰이 동원될지도 모른다.

그러한 일이 선생님에게는 비상한 가치관이 되어 왔다. 여러 가지 일을 해보았다. 인간의 쓰레기와 같은 제일 밑에서부터 인간의 최고 영광의 입장까지 모두 연구해 보았다. 어디에 가도 친구가 생긴다. 선생님은 한 끼쯤 먹지 않아도 먹었는지 먹지 않았는지 생각도 되지 않는다. 그런 관념이 강하다. 그런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역시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혁명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환경에 부딪쳐 그것을 뚫고 나가 목적점까지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어느 때는 노동자가 되지 않으면 안 되고 또는 어부가 되지 않으면 안 되며, 부두에 나가서 무거운 물건을 메는 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수레도 끌지 않으면 안 되며, 리어커도 끌지 않으면 안 된다. 자전거도 타지 않으면 안 된다. 자동차도 타지 않으면 안 된다. 또는 걷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때로는 선생님은 이러한 일을 한다. 선생님이 다까다 바바(高田馬場)에 있었다. 선생님은 시나가와(品川)에는 상당히 관계가 있으므로 자주 왕래했는데, 비가 내리는 날 같은 때는…. 이건 뭐 아가씨들이 새침떼기 같이 해 가지고 쑥 빼고 다니고 있는 것이다. 선생님은 옷이 젖었을 때에는 일부러 아가씨의 옆으로 간다.

기분 나쁜 눈짓을 한다. 그것은 나쁜 마음을 해 가지고 그러는 것이 아니다. 저 여자는 틀림없이 이렇게 할 것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두번 째는 이렇게, 세번째는 이렇게, 몇 퍼센트 들어맞는지 테스트를 해 보는 것이다. 어떤 때는 발을…. 그러면 틀림없이 이렇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얼굴 모습을 보고 저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 했는데, 틀림없이 그렇게 나왔을 때는 기분이 좋다. (웃음) 그렇게 연구하는 것이다. 계획대로 되어 가는가 하는 것을…. 그렇게 되지 않으면 기분이 나쁘다. 내가 진 것이다. 그런 것을 많이 연구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을 보면 곧 캐치(catch )한다. 여러분들을 보기만 해도 바로 안다. 보는 즉시 '아! 저 사람은 어디가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얼굴에서부터 전체를 쭉 훑어 보면 이 사람은 어디가 모자란다. 코가 이렇게 되어 있구나, 어깨가 이렇게 되어 있구나, 귀가 이렇게 되어 있구나, 즉시 캐치한다. 그런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약혼시키는 데도 3백여 쌍을 열 시간 이내에 짝지어 버렸다. 그러므로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 녀석. 혹은 이 여자는 교육이 안 되어 있구만. 만일 내가 그의 형이나 오빠라면 어떻게 할까?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학비를 벌어 대는 그의 형님이라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고 스스로 반문해 보는 것이다. 또는 '아버지이면 어떻게 할 것이고, 남동생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그런 입장에서 그 사람을 보고 싶었는데 그것에 낙제다' 하면 기분이 나쁜 것이다.

자신이 비에 젖어 초라한 모습이 되었다고 할 경우에는, 자신을 위하여 누군가가 그렇게 되었을 경우에는, 자기 가정에서 그렇게 되었다고 할 때에는, 눈물을 흘리면서 자기의 처신을 생각지 않고 그 사람을 돕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심정세계의 의리가 아니냐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많이 행하고 체험한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여자들에게도 어림도 없는 일을 시킨다. 사실은 믿을 수 없는 것은 남자이다. 그렇게 생각해서 기분이 나쁘다면 보따리 싸서 돌아가도 좋다. 머리를 숙이고 쩔쩔 매는 그러한 지도자의 방법으로서는 교육을 할 수 없다. 당당한 것을 갖지 않고서는 교육할 수 없다. 돌아가고 싶어 여기에 왔는가,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여기에 왔는가?

이번에 선생님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선생님은 나이가 오십 몇 살쯤 되었으니까, 수염도 기르고 있을 것이며, 몸짓도 느릿느릿하고, 얘기도 이러이러하게 점잖게 할 것이고…. 이런 것은 기분 나쁜 것이다. 지금의 때는 스피드시대이다, 선생님은 옛날에는 말이 빠르지 않았었다. 말을 느리게 했다. 일본에 와서부터 일본말을 배우면서 일본인과 1분간에 누가 더 많이 말할 수 있는지 경쟁을 했었다. 지면 선생님은 잠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를 시작해 가지고 일본말을 사용했다. 지금도 이렇게 말하는 데는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짜 가지고 말하지 않으면 사실 안 되는 것이다. 이젠 여러분들을 향해서 이야기하더라도 이렇게 빠른 템포의 말을 하게 된 것이다. 훈련이 필요하다. 한국말도 그렇다. 매우 느렸다. 30분 가량 얘기를 하는 데 있어서 더디게 하면 천 마디밖에 못하던 것을 어떤 때에는 배 이상 빨리하여 2천 마디 이상이나 이야기하였다. 그러므로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선생님은 창백한 남자가 아니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때때로는 남의 일을 가로맡아 싸움도 했다. 나쁜 놈이 좋은 사람을 괴롭힐 때는 선생님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자진해서 '이 자식 뭐야? 그랬다. 청년시대에는 그런 기질도 필요하다. 그런 사람을 만들고 싶다. 사방팔방으로 적응될 수 있는 그러한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선생님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톱 가지면 무엇이든지 다 만든다. 해보지 않은 것이 없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디에 가든지 양복만 벗어 버리면, 옷을 갈아 입으면 무엇이든지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러한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연구한다. 그것을 일주일 동안 계속한다면, 그 환경에서 자연히 친분 관계가 맺어진다. 그것을 보면, 이것은 전체로 보았을 때 어디가 잘못되었는가 즉시 안다. 그러한 상호관계를 가지고 훈련을 해 간다면…. 원리는 어디에나 같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생님은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도, 일본어를 말하면서도, '덴쮸'라고 하면 천주(天宙) 하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전신주(電柱)도 있다. 하늘의 주사도 천주(天注)이다. 그것도 생각한다. '메시아'라고 하면 메시아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에 관련된 그런 말을 생각하면서 얘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응용적인 인격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한 방면에 선생님은 굉장히 발전적인 머리를 가지고 있다.

그 발전적인 무엇이 원래 그렇게 되어 있는가? 그렇게 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훈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기뻐하지 않는다. 삼각관계, 사각관계 그것은 어떻게 되는가? 평균적으로 되어 있는 것인가? 그러한 방향에 있어서, 과거의 분야에 있어서, 선생님은 발전성의 소질을 가지고 있다. 방안에 들어가면 장식이 어떤 모양으로 되어 있는지 곧 알아 버린다. 그러나 언제나 평균적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한 물건을 보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서 보지 않는 척하는 것이다. 속으로는 남의 말을 분별하면서, 분별하지 못하는 척하는 것이다, 분별하지 못하는 척하는 거기에 무엇인가 있는 것이다.

어떤 때는 미안하지만 지금은 만나 주지 못하겠으니 그냥 가라고 하기도 한다. 죽어 가는 사람이 있을 때는 죽지 않는 사람은 제쳐 놓고 죽어 가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정상적인 길이다.

일본 땅에 태어났으니 일본만을 위해 죽으라고 하는 가르침을 받은 일본인이 전부라면 일본은 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