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집: 세계를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맞아야 할 한국 1960년 06월 12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95 Search Speeches

심정의 참아버지를 모시자

오늘날에는 '아, 나는 주님의 신부가 되어야지'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때 우리는 우리가 최후에 교파를 잃어버리더라도, 그 어느 누구에게 배척받더라도 하나님만은 배반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하나님만은. 오늘날 이 한국사회에서는 예수님의 성가(聲價)가 떨어졌습니다. 예수님의 권위가 폭락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이 폭락한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의 이름은 떨어졌을지언정 예수님 그 자신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예수님이 밟히는 때입니다. 그러다가 심판하게 됩니다. 선한 사람이 못난 자리를 거쳐 가지고 심판합니다. 심판은 새로이 출발하는 때이니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나 밟히기 마련입니다.

교회에 들락날락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떠한 목사의 말도 겉으로만 듣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말하는 이 젊은 사람의 말도 귓등으로 듣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기 마음이 부인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체휼하며 들으라는 것입니다.

최후에는 여러분이 어떤 말을 듣고 맹세를 했댔자 그건 흘러갑니다. 누구를 보고 '야! 좋구나.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맹세했댔자 그것도 다 흘러갑니다. 최후에는 마음을 통하여 심정으로 맹세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 못 해요. 세상에서도 그렇습니다. 보고 듣고 나서는 '누가 설교를 잘하더라', '뭐 어떻더라' 하는 것은 다 지나갑니다.

우리의 심정이 어떤가가 중요합니다. 요즈음 기독교인들을 보면 딱 앉아 가지고서는 '아무개 목사는 이렇게 설교하는데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구나'하며 전부 비판만 하고 있습니다. 전부 다 재판관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 가지고 은혜받은 것 같아요? 은혜란 무한히 침투하는 것입니다. 은혜란 끝이 없이 흘러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걸 알아야 됩니다. 그런데 불화(不和)를 일으키면 거기에 은혜가 있겠습니까? 설교야 잘하든 못하든 그 자리에 들어가면 자기의 심정의 문을 열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나가는 바람결에서도 본연의 깊은 마음을 일으킬 수 있으면, 그것이 은혜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여러분, 여기서 외치는 이 사람이 강조하지만 예배드리는 그 시간은 원수와 일격전을 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자리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하나님을 찾아나가 모시는 자리에 예복을 안 입고 참석할 수 있습니까? 겉 모양의 예복이 아닙니다. 심정의 예복입니다. 이렇게 모인 여러분들의 모습이 불쌍하다 해도 그 마음에서 말씀과 더불어, 찬송과 더불어 감격된 심정이 흘러 나온다면 하늘은 여러분들을 통하여 역사하시는 것입니다. 타락한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추방될 때 눈물을 흘리며 쫓겨났지만, 여러분은 눈물을 흘리되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웃는 얼굴로 하나님을 상봉해야 됩니다. 슬픔의 눈물도 흘려보지 못한 자가 기쁨의 눈물부터 흘리면 안 됩니다.

그러니 하나님을 잃지 말아야 되겠습니다. 내 눈으로 찾은 하나님은 잃지 말아야 되겠습니다. 내 귀로 들은 그 하나님, 내 촉감을 통해 느껴진 하나님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되겠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내 심정으로 스며들어오는 그 하나님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누구도 간섭을 하지 못합니다. 어떤 위대한 사람이나 권세가도 심정으로 들어오는 하나님을 떼어 놓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심정으로 사무쳐 들어오는 그 하나님을 모십니다.

아까 말한 바와 같이 모든 존재물들은 보다 좋은 그 무엇을 찾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어떤 훌륭한 스승이 아닙니다. 그 스승은 세상과 더불어 지나가 버리고 말 스승입니다. 지금의 어떠한 주의나 사상, 공산주의나 민주주의를 넘지 못하고 다 지나가 버립니다. 하나님은 한분이시니 하나의 이념을 향하여 움직이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하나의 통일적인 기준은 학리적(學理的)인 기준도 아니고, 조직적인 기준도 아니고, 세력적인 기준도 아닌 심정적인 기준입니다.

천만인이 대하는 그 하나님은 자기 부모보다도,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보다도, 자기의 어떠한 사업보다도, 이 땅 위에서 귀하다는 어떠한 것보다도, 이 나라를 주고도 이 세계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분입니다.

그 하나님을 아는 심정을 가진 사람만 이 세계에 나타나면, 세계는 하나님의 이념대로, 하나님의 뜻대로 통일 천하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것을 표준으로 움직이십니다. 심정! 심정의 귀일점을 향하여 찾아오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은 바로 우리의 참아버지입니다. 참아버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