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집: 천국은 나로부터(2) 1971년 07월 25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88 Search Speeches

심정주관 - 타락인간이 극복해야 할 '번째 문제

타락이라고 하는 것은 만물을 잃어버리고, 그 다음에 사람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나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나를 잃어버리게 한 것이 무엇이냐? 여러분이 슬퍼하고, 또 자기를 잃어버리고 자포자기하는 그 동기가 어디에 있느냐? 심정적 결여, 정서적 결여 때문입니다. 그렇지요? 요즘에 일어나는 청소년 문제를 보게 되면 부모로부터 소외당하는 데에서 일어납니다. 그런 환경이 누적되어 있기 때문에 부모를 불신하는 청소년 문제가 세계적인 문제로 등장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그 요인이 뭐냐? 정서적인 요인입니다. 정서의 결여로 인해서 모든 문제가 파탄되는 것입니다.

심정문제를 중심삼고 부자의 관계를 생각해 볼 때에, 어머니 아버지 아들딸 그냥 그대로 붙들고 천국을 가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렇지 않아요? 그냥 그대로 하나님과 같이 살고 그냥 그대로 아들딸을 전부 다 거느리고 천국에 간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이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안 되어 있습니다. 이 정서적인 문제가 기쁨으로 출발하여 기쁨으로 끝날 수 있게끔 안 되어 있다 이겁니다. 기쁨으로 출발을 했더라도 슬픔을 느끼고 다시 기쁨을 찾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가 막히다는 거라구요. 아들딸로 태어났으면 부모와 더불어 같이 기쁨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부모를 중심삼고 기뻐하는 것 이상의 슬픈 자리에서 기쁨을 찾지 않고서는 못 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앙길입니다. 왜 그러냐? 사탄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모두 부정적인 사랑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 통일교회가 지금까지 사회로부터 비판받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선생님이 가르쳐 줘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남의 집 아들딸로 태어났으면 아들딸의 책임, 혹은 남편이면 남편의 책임, 혹은 부모면 부모의 책임을 다하게 안 되어 있다 그겁니다. 모든 것을 부정하라는 것입니다. 부정하는데 있어서는 그 이상의 긍정적인 심정의 가치를 발견하고 부정하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망하지 않습니다. 그렇잖아요? 그 이상의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에 부정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고서는 부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은 무엇을 갖고 오느냐? 보다 높은 사랑을 갖고 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사랑하는 부모보다도 하나님을 더 사랑한다. 사랑하는 부부지간이지만 하나님을 더 사랑한다. 사랑하는 형제지간이지만 하나님을 더 사랑한다'고 해야 합니다. 보다 높은 사랑을 가지고 좀더 가깝게 올 수 있는 곳이 교회입니다. 그건 왜 그러냐? 보다 높은 사랑이 아니면 현재의 사랑을 부정할 수 있는 동기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정할 수 있는 동기가 나타나지 않고서는 긍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통일교회에 들어가더니 자식을 몰라보고 남편과 아내, 그리고 부모를 몰라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입니다. 왜 그렇게 되느냐? 그건 바로 미쳤기 때문입니다. 까닭없이 미쳤느냐 이겁니다. 그렇게 됐다는 것은 새로이 나아갈 길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소망을 제시하며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소망의 한 기준과 뜻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을 따라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이냐? 죽기보다 힘이 든다는 것입니다. 알겠어요? 극복하기가 얼마만큼 힘이 드느냐? 차라리 죽는 것은 간단하다는 거라구요. 죽는 것은 한 번만 극복하면 되는 것입니다. 죽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구요. 내가 고문을 받으면서 그러한 고통을 많이 받았다구요. 기절해 가지고 쓰러지면 다시 일으켜서 또 고문을 합니다. 그 경계선이 아주 간단합니다. 죽는 것이 문제가 아니예요.

사랑하는 처자가 옷자락을 붙들고 눈물 흘리더라도 자기 혓바닥을 깨물어 피가 나는 아픔을 느끼면서 어려움을 잊어버릴 수 있는 둔한 신경을 갖지 않으면 가기가 힘이 드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뭐 본래 그렇게 타고나셨으니까…'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말도 말라는 거예요.

보다 가치 있는 것, 그 결과에 대한 가치가 어떻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길은…. 자식을 대할 때 당장이라도 목을 놓고 울고 싶은 마음이 복받쳐 올라오지만…. 해머를 맞고 쓰러진 소를 타고 앉아 목을 찔러 피를 빼내는 백정의 심정을 갖지 않고는 넘어설 수 없는 길이 이 길입니다. 그렇게 비참한 길입니다. 그렇지만 이 비참한 자리를 넘어서지 않고는 갈 수가 없거든요. 불쌍한 거라구요.

한번 잘못하는 날에는 영영 길이 막혀 버리는 거라구요. 십년 공부 나무아미타불이 되기 때문에 하늘을 올려다보며 땅을 내려다보며 상대적 감정을 둔화시키기 위한 싸움을 해 가야 합니다. 그런 무자비한 싸움 과정을 거쳐가야 합니다. 그러니 얼마나 힘이 들겠어요? 죽기보다 힘든 일입니다. 그렇다고 눈물짓고 찾아가게 안 되어 있습니다. 도리어 만날까봐 도망가야 할 입장이요, 사연을 들을까봐 귀를 막아야 할 입장입니다. 그런 일을 거치지 않고는 이 땅에서 하늘의 기지를 상속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 심정적인 절벽을 어떻게 타개하느냐 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