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집: 우리의 책임 1972년 06월 01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20 Search Speeches

내정적 안식의 터전을 확보시켜야

수택리에서 목사 공청회를 할 적마다 선생님이 느끼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불쌍한 것이 목사구나 하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밥목사라는 거예요, 밥목사. 그와 마찬가지로 요즈음의 통일교회 교인들이 통일교회에 처해 있는 것은 밥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냐, 밥식구가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거예요. 밥식구. 갈 데가 없어서 여기에 붙어 있는 무리들은 앞으로 선생님이 그냥 두지 않을 것입니다. 하늘은 나가는 그런 사람들을 달가와하지 않습니다.

나무의 잎은 일년 동안 아무리 그 줄기와 열매에 이익 되는 놀음을 했을지라도 가을이 되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여러분은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바라보는 통일교회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통일 교회와 다릅니다.

여러분들을 볼 때, 저와 같은 무리를 위해서 내가 일생동안 이 길에 정성을 투입했던가, 저 같은 할아버지면 할아버지, 할머니면 할머니, 젊은이면 젊은이의 무리를 찾기 위해서 내가 저들을 만나 왔던가 하는, 후회의 일면을 자극시키는 불쌍하고도 퇴폐적인 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연한이 길면 길수록 자랑할 수밖에 없고 불러 의논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야지, 찾아와 가지고 의논하려고 할 때 힘이 없는 모습을 보이는 그러한 무리가 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10년 20년이 흐르더라도 서로 서로가 찾아오기를 바라고, 서로서로가 존중시하고, 서로서로가 그리움이 남아질 수 있는 자리에서 만나는 그러한 무리를 바라는 것이지, 만나 가지고 자기 개인들 사정만 늘어놓는 그 따위 무리들은 만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책임이 아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제일 주의해야 할 것은 습관화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저 그렇게 교회에 나가는 거라고, 내가 어제도 교회에 이렇게 나왔으니 그것으로 됐고 오늘도 이렇게 나가니 그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습관화된 거라구요. '하늘이야 슬프든 말든 내가 뭐 아나? 내가 믿는 통일교회는 이런 것이다' 이렇게 자기가 알고 있는 것만을 통일교회의 전부로 아는 무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 배후에 수많은 사연이 엇갈린 입장에서 뒤넘이쳐 가고 있는 하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뒤넘이치는 하늘이 언제나 그것을 앞에 내세워 가지고 해결하려는 표준 밑에서 전진하며 따라가게 되어 있지, 그것을 다 잊어버리고 내가 앞장서게 안 되어 있는 거라구요. 여러분은 이것을 알아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교회의, 우리의 책임이라는 것은 내정적 안식의 터전을 어떻게 확보시키느냐 하는 것입니다.

'아바 아버지여, 할 수만 있으면 이 잔을 내게서 피하게 하시옵소서. 그러나 내 뜻대로 마시옵고 아버지 뜻대로 하시옵소서' 하며 간절한 기도를 하던 예수까지도 '아바 아버지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하는 절망적인 일면을 남겼습니다. 그 절망적인 입장을 오늘날 우리가 재현해 나감으로써 '야야, 이제는 그만큼 노력했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려 줄 수 있는 그런 자리를….

그것이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하나님이 슬펐던 역사를 잊고 '이제야 됐다! 이제야 내 뜻이 이루어졌구나! 이제야 그토록 불쌍하게 죽었던 예수의 소원이 성사되지 않았느냐'고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고 그것을 그냥 남겨 놓고서 뜻이 이루어졌다고, 해원성사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입장까지 못 가서는 쳐박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