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집: 모든 존재의 목적의식과 하나의 세계 1960년 06월 19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326 Search Speeches

기도

요한복음 1:1-13

아버님, 이 길이 험하다 할지라도, 목적의 세계는 평화의 왕궁임을 알았사옵니다. 이 길이 험하고 오늘의 고충과 충격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민족과 세계를 망하게 하는 그 충격이나 타격만큼 크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탄식하는 저희 일신이 해방되기 전에 민족을 넘고 세계를 넘어 영계와 예수님과 성신, 하나님이 해방받아야 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았사옵고, 그분들을 해방시켜 드려야 할 책임이 저희들에게 있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기 도]

아버지께서는 당신 때문에 수고하는 것이 아니었고, 삼위신이 삼위신 자신들 때문에 수고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이념으로 세웠던 목적의식을 통과하여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사랑을 중심삼고 행복과 자유와 평화를 노래할 수 있는 신이 세계를 이루기 위해 수고하였다는 사실을 알았사옵니다. 인간을 중심삼고 지상천국과 천상천국을 건설하여 그 속에서 노래하며 기쁘게 살기 위해 목적의 세계를 창조하셨다는 사실도 저희들은 윤곽적으로나마 들었사옵니다.

아버지, 오늘도 저희들은 여기에 부복하였사옵니다. 저희들은 이 자리에 설 적마다 나는 누구를 위하여 서 있는 것이냐고 스스로 반문하지 않을 수 없사옵나이다. 아버지를 위하고 인류를 위하고 이 민족을 위하고, 수많은 교단과 수많은 당신의 아들딸들을 책임질 수 있는 저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하늘 아닌 다른 무엇이 저희를 지배하는 시간이 되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의 존재의식은 어디로 향하고 있습니까? 생활감정은 어디로 움직이고 있사옵니까? 저희 한 자체를 수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천륜뿐이라는 사실을 알았사옵니다.

아버지, 그립사옵니다. 은밀한 자리에서 약속하시던 아버지의 음성이 그립사옵고, 저희를 사랑하사 참고 견디며 가라고 권고하시던 아버지의 충고의 말씀이 그립사옵니다.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자극, 더 강한 자극을 받고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사옵니다. 그러기에 인간은 역사를 창조해 나왔사오며, 개인의 인연을 넓혀 사회를 개척하고 나아가 민족을 형성하고 국가와 세계를 세워 나왔사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자기의 가치를 논하고 주위 환경을 수습하고, 세계를 수습하는 한때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그리고 그러한 날이 타락한 인간이 살고 있는 이 땅 위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저희들이 느끼게 하여 주시옵소서.

인간들이 이렇듯 더 높은 이상을 추구하고 새로운 기쁨을 맛보기 위해 나왔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인간을 지으신 아버지는 더욱 그러하실 것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인간을 지으신 아버지는 더욱 그러하실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옵니다.

이런 모든 것을 저희 자신을 중심삼고 해결짓지 않으면 안 될 역사적이고 천주사적인 중요한 시대에 처하여 있는 저희들임을 망각하는 무리가 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인간이 슬퍼하며 눈물 흘릴 때 아버님도 눈물 흘리셨사옵고, 인간이 한숨 지을 때 아버님께서도 한숨 지으셨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참다운 선을 위하여 죽음도 개의치 않고 생명을 바쳐 달음질치는 자들에게는 어두움과 원수의 모든 방해를 물리치고 새로운 부활의 역사를 일으켜 주신 것을 저희들은 잘 알고 있사옵니다.

그 때가 오기를 당신은 끝날이 되면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라고 하셨습니다.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밀실에 들어가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과연 옳습니다. 지금의 때는 누구의 말을 들을 때가 아니라, 자기의 마음으로 느끼고 체험하여 영원하신 하나님과 직접적인 인연을 맺고 하늘의 가치와 연결지어야 할 때이오니, 새로운 세계의 이념과 더불어 움직일 수 있는 무리가 이 땅에 많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하옵니다.

아버님, 이 민족은 굶주린 민족이었사옵고, 의지할 곳 없는 민족이었사옵고, 소망이 없는 민족이었사옵고, 자랑할 것이 없는 민족이었사옵니다. 어느것 하나에 의지할 적마다 이 민족은 그것에 사로잡혔고 그것에 유린당해 나왔사옵니다. 그런 까닭에 이 민족을 대하시는 아버님의 슬픔이 컸던 것을 저희들은 부인할 수 없사옵니다.

오늘 내려진 말씀을 듣고 이들이 느낀 바가 있사옵고 새로이 각오한 바가 있사올진대, 그 생명이 영원토록 아버지 앞에 설 수 있도록 아버지께서 함께하여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니다. 주의 이름으로 기도하였사옵니다. 아멘.

이 민족의 역사를 살펴볼 때, 다른 민족들의 침략으로 수많은 곡절이 얽히고 설켰사옵고, 그때마다 백성들은 찢기고 유린당하고 몰리고 처참한 자리에 처했었던 것을 당신은 아시옵니다.

여기에 이 민족의 피살을 받은 저희들이 모였사옵니다. 저희들이 이 민족의 한을 풀기 위해 하늘 앞에 호소할 때는 되었사옵니다. 이 민족이 처참한 지경에 놓여 생사의 기로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이 판국에 중심이 될 자가 누구이겠사옵니까?

저희들은 인간의 그 무엇을 믿기를 원치 않사옵니다. 그 무엇도 의지하고자 하지 않사옵니다. 이 마음 중심에서 우러나는, 하늘을 중심삼고 폭발되는 그것이 민족을 지도하는 한날이 오기를 저희가 몰리고 쫓기면서도 호소했던 사실을 아버지께서는 아실 것이옵니다. 이날도 그러한 인연을 맺기 위해 여기에 섰사옵니다.

여기에 모인 당신의 아들딸들이 그 마음으로 무엇을 찾고 있사옵니까. 자랑할 것이 있사옵니까. 세상의 지식을 갖추었사옵니까. 세상 영광된 무엇을 가졌사옵니까. 그러나 인간적으로 갖춘 모든 것은 인간과 더불어 사라질 것이오며, 아버지와 인연맺을 수 없다는 것을 저희들은 명백히 알았사옵니다. 하늘을 대해 솟구쳐 오르는 심정과 충절을 다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은 어떠한 철학이 준 충격에 의해 우러나는 것이 아니옵고, 인류 역사가 준 충격에 의해 우러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사옵니다.

오늘날의 종교는 그 무엇을 가지고도 부활의 은사를 찬양하고, 하늘을 향해 울부짖던 옛날 초대교회 신도들의 충천되었던 심정을 충격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저희들은 잘 알고 있사옵니다. 믿고 바라고 나오다가 피를 흘리기도 하며 낙망도 하던 저희들이, 이제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어린아이와 같이 벌거숭이 몸으로 아버지 앞에 나왔사옵니다. 많은 학식은 저희의 마음을 복잡하게 하였사옵고, 많은 주의(主義) 역시 저희의 생활환경을 처참하게 만들었사옵니다. 알고 보니 저희에게 스승이 있었다 할진대 오직 양심과 그 양심에 충격해 들어오는 천륜의 어떠한 경고밖에 없었사옵니다.

이제 해방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때가 되었사옵고, 새로운 심정의 봉화를 올리고 행군의 나팔을 불지 않으면 안 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사오니, 아버지, 뜻 있는 청년들을 모으시옵소서. 피눈물을 흘리며 이 민족을 위하여 울부짖는 당신의 아들딸들을 모으시옵소서.

저희들은 어떠한 주의를 좇아 호소하는 무리가 아니옵니다. 그보다는 저희가 먼저 죽음으로써 거름이 되어 이 민족 위에 새로운 싹으로 돋아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사옵니다. 그러한 저희들이 되겠노라고 당신 앞에 맹세하옵니다. 하오니 아버지, 말하기 전에 먼저 당신의 심정을 체휼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고, 당신만이 간절한 마음으로 저희의 가슴을 점령하시고, 저희의 심장을 녹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초자연적인 인식으로 자신을 재감정하고, 자기의 존재 위치를 확정지어 새로운 부활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를 당신은 얼마나 그리워하였사옵니까?

아버님께서 바라고 바라시던 소망의 한 때가 가까운 것을 저희들은 알고 있사옵나이다. 이제 여기에 모인 당신의 아들딸들, 어린애의 심정으로 돌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인간이 그 무엇을 안다 하더라도 그것이 천상의 것과는 비교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당신의 품에 안기는 그 순간의 만족함이 있어야 시간 관념을 초월하여 영원히 기뻐할 수 있고, 시간 관념을 초월하여 영원히 감사할 수 있고, 영원히 행복을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그런 세계, 아버지께서 바라시던 창조이상세계가 이 땅 위에 이루어져야 할 것 또한 알고 있사옵니다.

오늘 저희는 사회에서 빚어지는 곡절로 인해 상처를 받고 있사오나 이것을 메우고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영원한 자유와 행복과 평화의 세계를 고대하고 있사오니, 그러한 세계와 인연되어지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런 세계로 이끌어 주시는 아버지이신 것을 알고 있사오며, 그런 세계를 만들기 위해 모든 희생을 각오하고 나서야 할 저희들인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하오니 이것을 위하여 나서는 걸음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의 축복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게 인도하여 주시옵고, 아버지의 자녀된 명분을 세우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지, 이 도성을 긍휼히 보시옵고, 이 민족을 긍휼히 보시옵고, 이 인류를 긍휼히 보시옵소서.

이제 저희들에게는 사망의 물결치는 환경을 헤쳐나갈 수 있는 생명선이 필요하옵니다. 그 생명선을 타고 구원받은 은사를 노래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고, 승리의 개가가 이 천지에 울려퍼질 수 있는 날이 어서 속히 임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시간 무슨 말씀을 하오리까. 허락하신 뜻을 받들고 나섰사오니 전하고자 하시는 당신의 소원과 뜻을 나타내시옵소서. 전하는 자의 마음이나 받는 자의 마음이 하나되게 하여 주시옵고, 이제까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것과 인연을 맺을 수 있으며, 새로운 그 무엇을 갖고 돌아갈 수 있는 이 시간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하올 때,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