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집: 작금의 우리의 가치 1969년 12월 14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72 Search Speeches

기성종교가 "폐하게 된 원인

그러면 지금까지 진정한 의미에서 그런 책임을 할 수 있는 종교가 있었느냐?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종교가 피폐의 일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종교가 어떠한 것을 책임하지 못했느냐? 이것을 하나님을 위해서 종교가 나왔느냐, 인간을 위해서 종교가 나왔느냐 하는 문제에 귀결시켜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종교는 출발 당시에는 하나님을 중심삼고 출발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과에 가서는 하나님을 떠났습니다. 하나님을 중심삼아 가지고 하나님과 일치된 자리에서 하나님화한 인간이 사회를 이루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떠나 가지고 인간을 중심한 사회가 이루어지게 될때에는 어떤 종교든지 피폐의 일로를 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종교를 중심삼아 가지고 진정한 의미에서 하나님의 뜻과 일치되어 가지고 그런 개인, 그런 가정, 그런 종족, 그런 민족, 그런 국가를 구상하고 그것을 생활 표준으로 세워 나가는 종교인들이 있느냐 하면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종교를 믿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관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결국 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종교를 믿고 있는 것이 현실의 실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에서 문제는 나를 중심삼고 종교를 추구하는 이것을 어떻게 탈피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세계의 수많은 종교인들이 감당하여야 할 중대한 문제라는 것입니다. 만일에 하나님이 계신다면 하나님에게는 이런 문제의 해결점을 제시해야 할 중대한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기로에 서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입장이라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종교가 발생한 동기가 하나님이라 할진대 종교는 하나님의 뜻, 즉 하나님이 구상하는 참된 세계와 참된 나라와 참된 민족과 참된 가정과 참된 개인을 추구했을 것입니다.

참된 개인에서부터 참된 세계까지 가는 과정에서 참이 연결되지 않고는 안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하늘을 중심삼은 참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즉, 참된 개인을 찾기 위해서 죽어간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참된 가정을 찾기 위해서 죽어간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종족을 중심삼고 참된 종족의 이념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죽어간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민족을 찾기 위해서 죽어간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나라를 위해 죽어간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참된 세계를 찾기 위해서 죽어간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역사에 남아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냐? 개인을 중심삼고 죽어간 사람이 그 시대의 인간들 앞에 추앙의 대상이 되고 역사과정에 남아질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개인보다도 가정을 위하여 죽어간 사람이 수많은 개인의 추앙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정보다도 종교를 중심삼아 가지고 민족을 위하여 죽어간 사람들은 모든 가정들의 추앙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종교의 이름을 가지고 세계를 위하여 죽어간 사람은 그 종교를 추구하는 민족 앞에 추앙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지금까지 역사노정에 남아진 성현들은 어떠한 사람들이냐? 종교를 중심삼아 가지고 개인의 행복과 개인이 바라는 소망의 세계를 완성하고 달성하기 위해서 죽어간 사람들이 아니라 종교를 중심삼아 가지고 세계와 인연맺기 위해 자기의 생명을 바친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그는 역사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석가가 그러했고, 공자가 그러했고, 예수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하늘을 의지하고 죽어간 그 길은 자기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 살다가 죽어간 길이 아니었습니다. 자기 개인의 행복을 포기해 버리고 하늘에 남길 수 있는 뜻을 위하여, 온 세계 만민이 추구하는 하나의 목적의 세계를 위하여 그들은 생명을 기울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생명을 기울여 간 그들의 소원이 이 땅 위에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 또 그들을 추종하는 신자들이 그것을 성취시킬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과거역사를 두고 볼 때 종교면 종교, 또 하나님의 뜻이면 하나님의 뜻을 중심삼고 미래의 세계를 위하여 죽어간 사람들의 이념과 사상이 출발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역사과정을 통하여 현시점까지 상속되어 내려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현실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을 보고 알 수 있느냐? 오늘날 신앙자들이 하나님을 위주한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주한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종교는 하나님에게 플러스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플러스시키기 위해서 남아진 종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두고 볼 때 그 종교를 창시한 사람의 본뜻과 현재 종교를 따라가는 신앙자들이 바라는 그 뜻과는 상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