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집: 산을 찾아가시는 예수의 슬픈 심정 1959년 01월 25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97 Search Speeches

또다시 산을 찾지 않을 수 --던 예수의 외로운 처지

사탄이 "천하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가로되 만일 내게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마 4:8-9)"고 말했으나, 여기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단호하게 사탄을 배척했습니다. 그리하여 사탄 앞에 하나의 승리의 기준을 세웠던 것입니다. 또 그럼으로 말미암아 역사적인 슬픔과 시대적인 슬픔에 연결시킬 수 있는 자신의 기준을 획득해 가지고, 역사적인 인연의 발판이 되어 있는 택함받은 이스라엘과 세워졌던 유대교를 향하여 다시 찾아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되었던 그 예수의 사정을 여러분들은 생각해야 되겠습니다.

이리하여 예수는 광야노정에서 승리의 기준을 세워가지고 이스라엘민족과 유대교단을 찾아갔으나 그들은 모두 환영해 주지 않았습니다. 예수가 가는 길과 머무는 곳곳마다 환영해 주기는 커녕 오히려 그를 핍박과 반대와 조롱으로 대했다는 것입니다. 첫번에 배척을 받고 광야노정에 나간 것도 섭섭하고 분한데, 사탄을 대하여 승리한 조건을 갖고 다시 백성을 찾아나선 예수 앞에 반기를 들고 나서는 유대교와 이스라엘민족을 바라보게 될 때는, 그야말로 말할 수 없이 비통하고 서러운 심정에 사무쳤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입장에 처했던 예수를 오늘날 우리들은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핍박받는 어지러운 환경에서도 민족과 교단을 돌이키기 위하여 산정에서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였고, 3년 공생애 노정을 통하여 사탄과 싸웠으나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끝에는 자기가 죽어서라도 기필코 무지한 백성을 경각시켜야 되겠다는 심정으로 변화산상에 올라가셨던 거예요.

예수님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어떠한 노력을 한다 해도 성과가 거두어지지 않을 것을 알고 난 후에는, 자긴 죽어 제물이 되어 피와 살을 뿌려서라도 역사적인 인연과 시대적인 인연을 맺고 있는 그들, 하늘의 심정에 연하여 있는 그 무리를 구하겠다는 간곡한 마음을 품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마음을 품고 찾아간 곳은 훌륭한 궁전이 아니었습니다. 자기를 받아줄 수 있는 제자의 집도 아니고, 그 나라의 백성의 집도 아니요, 당시 유대교인들이 집도 아니었습니다. 그가 간 곳이 어디였느냐 하면 변화산상이었습니다. 갈 곳이 없어 변화산상을 이리 저리 걸으시던 예수님의 서글펐던 심정을 여러분들은 더듬어 살펴야 되겠습니다.

예수가 서글픈 광야노정을 걸었던 것도 선조들이 불신하고 책임을 감당하지 못함으로 말미암았던 것인데, 3년 동안 하늘의 심정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헤매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또다시 산을 찾아 올라가야 했던 그 서글픈 심정과 그 발자취를 우리들은 회상해 보지 않으면안 되겠습니다. 예수님이 광야에 나가던 발걸음은 사탄에 대하여 승리하겠다는 기준을 가지고 민족을 붙안기 위해 나섰던 발걸음이었지만, 변화산상으로 찾아가는 그 발걸음은 가졌던 결심을 다 버리고 자신의 몸을 민족 앞에 나누어 주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찾아가는 걸음이었습니다. 이 시간 그렇게 산을 오르던 예수의 심정과 모습을 회상하고, 그것을 자신의 애달픔으로 체휼할 수 있고, 또 그런 심정으로 예수를 바라보는 자가 있다 할진대 그는 하늘 대한 예수의 서러움과 민족을 대한 예수의 서러움, 그리고 교단을 대한 예수의 서러움까지도 체휼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