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집: 참된 고향으로 돌아가자 1988년 05월 20일, 한국 대구교회 Page #170 Search Speeches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의 특징

무슨 얘기를 할까요? 선생님이 외국에 돌아다니면서 한 일도 많고 요즘에는 뭐…. 어제는 몇 시 반이었던가? 세 시. 세 시 반에 떠났지, 아마? 「세 시 한 20분 됩니다」 세시 반쯤에 떠나서 전주로 해서 노고단을 통해 하동을 거쳐 가지고 그다음날 부곡에 일이 있어서 들렀어요. 거기서 아침 먹고 점심 먹고 오다 보니…. 지금 지나가는 길에 들렀겠어요, 여기 찾아오는 길로 왔겠어요? 「찾아오셨습니다」 지나가던 길, 지나가던 길에 들렀다고 말을 하게 되면 기분이 좀 좋지 않지요? (웃음)

그래, 대구에 오기까지 상당히 길었다구요. 언제 내가 한번 만나봐야 할 텐데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높은 산도 거치고 들도 거치고 강도 건너고 여러 가지 자연을 대하니…. 곧 여름이 되기 때문에 신록이 우거지는 5월은 누구든지 다 좋아해요. 그렇지만 농민들은 좋아하지 않아요. 거 안됐지만 말이예요, 우리 같은 사람은 좋은 차 타고 쓰윽 그럴 때 기분이 얼마나 좋겠어요?

대구를 지나갈 뻔했는데 걸려들었다 이거예요. 누구 때문에? 누구 때문이요? 「저희들 때문에」 예? 대답을 해야지요. 누구 때문에 내가 여기 왔어요? 「저희들 때문입니다」 그래, 저희들이라는 양반이 훌륭하오, 여기에 서 있는 사람이 훌륭하오? (웃음) 어때요? 아 여기 앉은 분들이 나보다 훌륭하지요, 뭐. 거 얼굴들도 전부 홍안미색이고 말이예요, 남자들을 보면 미남 후보자로 내세워도 부족함이 없겠고 조금 더 하면 미스 코리아말고 미남 코리아 대회에 나가더라도 다 멋있는…. 그런 배포를 다 갖고 있는 거예요. 안 그래요?

사람은 말이예요, 내가 못났다고 해서 못난 대접 받고 싶은 사람 있어요? 「없습니다」 없지요? 「예」 누구나 못났더라도 못난 대접 받고 싶지 않아요. 그렇지만 못난 사람도 잘난 대접을 받고 싶은데 너무 잘난 대접을 해주면 `저녀석이 저거 나를 무시해서 저러지' 그런다구요. 못난 사람은 그래요. 잘난 사람은 어드래요? `음―' 하지요. 세상만사가 다 그렇게 어울리게 마련이예요. 잘난 사람도 있고 못난 사람도 있어야 되는 거예요. 더울 때도 있고 또 그다음에는? 추울 때도 있어야 돼요. 높은 곳이 있으면 낮은 곳이 있어야 돼요. 다 이래야….

잘난 사람이 무슨 재미로 살겠소? 전부 잘난 사람만 있다면 살 재미가 있겠어요? 못난 사람을 척 볼 때 `야 이거 살 재미가 나네' 그러는 거예요. 또 못난 사람은 무슨 재미로 사는 거예요? 못난 사람은 무슨 재미로 살아요? `나 못났소. 재미있다!' 그래요? 재미가 없어요.

대개 잘난 사람은 열이면 열, 천년 만년 두고 봐도 그럴 거예요. 열이면 열은 자랑하려고 할 거예요. 그게 특징이예요. 잘난 사람은 뭘한다구요? 「자랑」 뭐요? 「자랑」 졸까봐 그래요. 날도 덥고 그렇기 때문에. 잘난 사람은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자고로 역사시대를 거쳐오면서 자랑하기를 좋아했어요, 자랑하기를. 그런데 자랑하는 데는 자랑할 만한 내용이 또 있어야 돼요. 얼굴만 잘나 가지고는 안 된다구요. 안으로 보나 밖으로 보나 주변으로 보나 `그럴 성싶다' 할 수 있는 때에 자랑하면 다 받아들여요. 그렇지만 상판 하나 잘났다고 해 가지고 그거 팔아 자랑하면 그거 오래 못 가요. `저놈의 자식, 가서 시궁창에 처박혀 쓰러지든가 해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구요.

그러나 대체적으로 못난 사람들은 자랑을 안 합니다. 대개 그래요. 대구 사람들도 그래요? 「예」 그래, 대구 사람이 그럼과 동시에 한국 사람 전체가 그렇고 또 일본이라든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더라도 그래요. 못난 사람은 자랑할 줄 모른다 이거예요. 또, 못난 사람은 자랑하지 않는 가운데 아무나 그냥 지나가지 않고 전부 비교하는 거예요. 어디서부터? 밑창에서부터 높은 데까지 비교해요. 그러나 잘났다는 사람들은 높은 데서 비교할래도 비교할 것이 없어요.

사람은 비교하면서 볼 때에 `저 사람은 저렇게 생겨 가지고 저렇지만, 나보다 조금 잘생겼지만 나와 비교할 때 말이 많더라' 하고 여러 가지 면에서 비판적 내용을…. 이처럼 인간은 비교의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봐 가지고 측정을 많이 한다구요. 그건 뭘 말하느냐? 많은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또 `나는 못생겼지만, 못났지만 나보다 낫다는 사람들한테 지지는 않겠다', 사람은 그게 다 있다 이거예요. `네가 그렇다면 난 이러겠다' 하면서 남이 모르는 가운데 인격소양을 갖추는 환경을 갖게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