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집: 신기록 1970년 02월 24일, 한국 통일산업 (구리시 수택리) Page #57 Search Speeches

신기록을 세우려면

그러면 종전의 기록을 깨고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 지금까지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던 모든 선수들이 노력한 것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하고 어려움을 극복해야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종전의 기록을 깰 수 없습니다. 설사 우승은 했다 하더라도 신기록은 세울 수 없는 것입니다. 또, 아무리 열심히 노력을 했다 하더라도 작전을 잘못하면 신기록을 낼 수 없습니다. 신기록은 내려면 작전을 잘해야 합니다. 마라톤에서 작전을 잘 하는 것이란 뛰는 사람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입니다. 달린 시간과 거리에 따라서 변화되는 몸의 상태를 스스로가 잘 알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즉, 일정한 시간과 거리를 두고 변화되는 자기 몸의 체력과 기량을 잘 알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어느 수준 이상 무리했다가는 정상적인 몸의 상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백 퍼센트 자기 체력에 맞게 자신의 몸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는 기록을 낼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자기가 잘 뛴다고 해서 맨 처음부터 일등으로 달려서도 안 됩니다. 정해진 거리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자신을 조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문제입니다. 그리하여 최후의 결승점에 가까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처음의 속도를 얼마만큼 지탱할 것인가, 최후의 결승점을 돌파할 수 있는 여력을 어떻게 남기고 달리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것입니다. 이것을 조정하지 못하면 우승을 할 수도 없거니와, 설사 우승을 한다 하더라도 신기록을 낼 수 없는 것입니다.

우승은 순간에 결정되는 것입니다. 결승점에 골인하는 그 순간은 1분, 아니 1초도 안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우승은 결정되는 것입니다. 백리나 되는 거리를 같이 달려 왔을지라도, 일등과 이등으로 나뉘는 것은 불과 1미터 안팎에서도 결정되는 것입니다. 아니 10센티미터, 1센티미터, 0.5밀리미터 차이에 의해서도 우승은 결정되는 것입니다. 신기록이 결정되는 것은 단축한 시간이 길고 짧음에 있지 않습니다. 1초를 단축했더라도 신기록은 신기록인 것입니다. 이와 같이 역사적인 기록은 아주 짧은 거리에 의해서도 깨어지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가는 복귀의 도상에서도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