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집: 21세기 한국의 비전과 남북통일 1986년 03월 20일, 한국 서울 힐튼호텔 Page #42 Search Speeches

세계와 나라의 평"를 "라기 전- 내 개인의 평"를 찾아야

여러분이 살고 있는 현세는 민주세계와 공산세계가 대치하는 세계입니다. 그야말로 안정된 세계에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여러 면으로 다 체험하고 알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위험수위를 넘어서 이제는 손을 댈래야 댈 수 없는 차원까지 왔습니다. 세계는 이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여기는 한국이지만 21세기에 있어서 세계의 비전이 무엇이겠느냐? 이것이 지금 세계에 생각하는 사람들의 고민의 표상이 되어 있습니다. 표적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21세기에 바랄 수 있는 비전이 무엇이겠느냐? 그건 평화의 세계요, 통일의 세계요, 하나의 세계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유토피아적 세계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오늘날 인류가 마음속으로 그리는 비전이 아니겠느냐. 그건 여러분들도 긍정하실 거예요. 또, 세계도 그렇지만 한국 국민에게 있어서 비전이 있다면, 세계와는 멀어요. 더우기나 우리 나라는 남북이 갈라져 가지고 사상적 대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분단된 와중에 있는 이 나라가 어떻게 통일될 수 있느냐, 하나의 나라가 되어서 평화의 나라를 이룰 수 있겠느냐?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세계도 하나의 새로운 평화의 세계, 통일의 세계를 바라고 있고 우리 민족도 남북통일을 바라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내 자신은 어떠냐, 내 자신에게 있어서는? 이게 문제입니다. 세계에 평화가 아무리 찾아왔다 하더라도 우리 나라가 분단되어 위험수위를 넘는 입장에 있다 할진댄 우리 나라는 세계평화에 대해서 상관할 수 없는 거다 이거예요. 다시 말하면 나라의 병이 났으니 나라의 병을 고치기 전에는 평화의 세계에서 자부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보는 거예요. 이렇게 생각해 볼 때, 남북통일을 가져왔다 하더라도 우리 개인을 중심삼고 볼 때, 내 자신에게 있어서 몸과 마음이 갈등의 자리에 있다 할진댄, 남북통일된 평화의 대한민국이 내 자신에게 이상의 국가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세계의 평화가 있기 전에 나라의 평화를 준비해야 되고, 나라의 평화가 오기 전에 개인의 평화를 준비해야 됩니다.

그러면 그 개인적인 평화의 기준을 어디서 찾을 것이냐? 이게 심각한 문제입니다. 여기 고명하신 여러분들! 여러분 자신들을 믿을 수 있어요? 조용히 가슴에 손을 얹고 자문자답하게 될 때, 그 대답은 '아니다'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이 흔히 말하기를, 상대적인 사회에서 불신풍조를 논하는 습관성을 지니고 있는 우리 자신들이지만, 내 자신에게 있어서 불신할 수 있는 풍조의 동기를 극복하고 있느냐 할 때에 어느 누가 '그렇습니다. 나는 그렇습니다' 하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교수님이 계셔요?

우리들의 몸과 마음은 지금도 싸우고 있는 거예요. 오늘날 우리뿐만이 아니고 역사성을 지녀 온 우리 선조들도 그 싸움의 구렁텅이를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선조들은 그만두고 이제 금후로 올 우리 후손들에게 있어서, 마음과 몸의 싸움의 구렁텅이를 넘어갈 수 있는 후손이 생겨날 것이냐 하는 문제를 생각할 때, 여기에 자신을 못 갖는 한 평화니 이상세계니 미래에 올 유토피아를 운운하는 생각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