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집: 아버지와 아들 1970년 02월 27일, 한국 통일산업 (구리시 수택리) Page #180 Search Speeches

기도

아버님, 지금까지 아버지 앞에 걸어 온 걸음이 면목없는 것이었사옵니다. 아담이 남긴 죄가 후손들을 통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걸고 아버지의 마음에 못을 박게 했사옵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죄상을 저희들이 도맡아 가지고 70년대를 맞이했습니다.

이것을 청산하기 위해서 저희들은 어떤 길을 가야 되겠사옵니까? 인간 조상인 아담이 효의 자리를 잃어버렸으니 효의 길을 가야 되겠사옵고, 충의 자리를 잃어버렸으니 충의 길을 가야 되겠습니다. 저희들은 먼저 나라를 위해 희생해야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저희들은 나라를 위해, 세계를 위해 싸워 왔습니다. 이제는 부모를 모시고 있기 때문에 효할 수 있는 길이 생겨났습니다. 아버지, 효를 다하고 난 그 길을 계승하여 충의 인연을 세울 수 있는 저희들이 되어야겠사옵니다.

저희들이 형제들을 위해 가는 길은 불행한 길이 아니옵니다. 저희가 가진 것이 없어서 세례 요한과 같이 약대 털옷을 입는 신세가 되더라도 불쌍한 사람이 아니옵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언제나 아버지 앞에 바쳐 드릴 수 있는 것이옵고, 저희들은 몸도 언제나 아버지 것으로 바칠 수 있는 것이옵니다. 저희들의 이런 자리가 기쁨의 자리인 것을 알고 과거를 살펴 보니 저희들이 너무나 부족하였습니다. 철부지한 저희들을 떼어버리지 않고 이끌어 주신 은사를 진심으로 감사드리옵니다. 하오나 복귀의 고개를 넘기 전에는 가르쳐 줄 수 없는 사연들이 너무도 많은 것을 생각하면, 정말 아버님은 불쌍하신 분인 것을 아옵니다.

오늘날, 타락한 이 땅 위에서 저희들이 이만큼이라도 헤아릴 수 있는 입장에서 당신을 대하여 아버지라 부를 수 있고, 남모르는 당신의 심정을 느끼면서 눈물지을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신 은사에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이루 다 말할 수 없사옵니다.

수많은 죽음이 제물되어 이루어진 터전 위에, 수많은 원한의 피를 모아서 이루어진 터전 위에 서 있는 저희들인 것을 생각할 때, 무섭고도 두렵다는 것을 느껴야 되겠습니다. 저희가 망하면 저희 하나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이 망하고 세계가 망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한 초점, 어느 한 실체를 중심삼고 한 순간이라도 자기 자신의 위치를 잊어서는 안 될 저희들인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오늘 여기에 모인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들은 이런 중심적인 사명을 책임지고 있는 지구장이요, 지역장들이옵니다. 그들 각자의 그 중심이 변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중심이 사탄세계 앞에 뭉그러지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중심이 사탄에게 점령당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를 위한 효의 일편단심, 나라를 위한 충의 일편단심이 민족을 위한 중심이요, 세계를 위한 중심이요, 더 나아가서는 아버님의 사랑을 위한 중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아버지께서 아들아 딸아 하실 수 있고, 만세계에 자랑하실 수 있는 가정을 저희들이 마련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축복의 손길을 거친 저희 가정들이 그 사명을 다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길,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저희들이 미래의 일을 중심삼고 이 70년대에 처음 가진 모임이옵니다. 이들이 이 모임을 마침에 있어서 그간의 모든 것을 다 잊어버려도 좋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의 인연만은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다른 것은 다 잊어버리더라도 이것만은 잊어버리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여, 불초한 모습이 아버지를 대하는 마음을 따르는 이들도 이어받아서 충의 도리, 효의 도리를 다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마가복음 14장에 쓰여 있는 것처럼 기도하시던 예수님의 내정을 제자들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저희들은 예수님의 그러한 내정적 심정을 말할 수 있는 자리에 서게 된 것을 생각하면 옛날 사도들보다도 행복한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불행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십자가의 죽음의 길을 기쁘게 갔거든, 행복한 자리에 있는 우리들은 이 복을 나누어 주기 위해서 찢기고 밟히는 길을 가더라도, 죽음길을 가더라도 기쁨으로 갈 수 있어야 되겠사옵니다. 저희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예수와 같이 `아바 아버지여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나에게서 옮기시옵소서`라는 기도는 하지 않고 이 길을 기쁘게 가겠다고 몸부림치는 당신의 아들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님이여, 이 자리를 찾아올 적마다 나라와 세계를 찾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이 변함없게 하여 주옵길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들을 생각할 적마다 세계를 동정하시는 그런 마음으로 이들을 동정하여 주시옵소서. 당신은 이들을 넘어 나라를 부르고 계시며, 나라를 넘어 세계를 찾고 계시며, 세계를 넘어 당신의 사랑을 세우고자 하시옵니다. 그러한 당신이심을 생각하면, 저희들은 그 동기를 마련하기 위한 제물적인 과정을 감사히 맞아들여야 되겠습니다. 감사히 소화시켜야 되겠습니다. 그럴 수 있는 아들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제 이들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이들이 갈 수 있는 길은 아버지께로 가는 길과 자기를 중심삼은 사탄세계로 가는 길, 단지 두 길밖에 없습니다. 나를 위한 길은 사탄편에 속한 길이요, 나를 버리는 길은 하늘편에 속한 길입니다.

이 원통하고 비참한 사실이 어찌된 일이옵니까? 타락의 동기가 그러하였사옵기에 저희도 그것을 달게 받고 넘어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자신과 자신의 가정을 제물삼고 하늘을 위하여 감사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순간을 추구해 나오는 이 무리들은 거룩한 무리가 아니옵니까? 아버지, 당신의 사랑의 심정을 몽땅 퍼붓고 싶은 동정의 터전이 아니옵니까? 여기에 축복받은 가정들이 있거든 그런 가정을 사모하고, 그런 가정을 사랑하고, 그런 가정을 위하여 태어났고, 그 가정에서 태어나는 아들딸을 보기 위하여 살고 있는 자신임을 발견하게 해주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고 원하옵니다.

이제 아버지와 아들의 인연을 맺고 억천만세를 두고 잊을 수 없는 한 때를 각자가 가져야 되겠사옵니다. 이 기간이 그랬습니까? 그럴 수 있는 인연을 갖고 돌아가게 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고 원하옵니다.

남아진 모든 생애는 이미 아버지 앞에 바쳐진 것이오니, 불평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걸어가면서 충성하고 효도하는 생애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후대에 사랑의 행로를 유물로 남기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시키면서라도 몸부림치는 당신의 아들딸이 되게 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오며, 이 모든 말씀 참부모의 성호 받들어 아뢰었사옵나이다.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