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집: 식구가 가야 할 본연의 길 1972년 08월 01일, 한국 남산성지 Page #15 Search Speeches

세상과 다른 식구의 관념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 통일교회 교인들은,'우리는 식구'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 식구가 가야 할 본연의 길, 그 길이 물론 뜻을 위해 가는 목적에 일치되겠지만, 그렇게 일치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정서적인 생활에 있어서도 달라서는 안 되겠습니다.

더우기 그 집안이 어려움을 당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하게 될 때는 그 식구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어버이가 슬퍼하는 자리에 서게 되면 그 자식들도, 같이 살고 있는 식구들도 슬픔에 잠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 슬픔을 해결하려면 현재 자기에게 맡겨진 직책이라든가 자기가 하고 있는 그 일이 중하다고 해서 그것을 더 중요시하는 자리에 서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될 때는 부모와 하나된 자리에 섰다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거기서부터 정서적인 생활이 분립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외적으로 처해 있는 환경이 아무리 달라지더라도 그것을 다 버리고, 또 그것이 없어지더라도 그 부모와 한마음 한뜻이 되어서 당하고 있는 슬픔에 대해서 몸과 마음이 같이 고통을 느끼는 자리에 섰다면, 그 가정이 아무리 갖고 있는 것이 없고,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스스로 자랑할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여기서부터 자랑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부터는 어떠한 때보다도 색다른 방향을 가려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서 결의해 가지고 나서게 될 때는 사선이라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길이 모색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흔히 식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식구를 중심삼고 볼때에, 부모의 슬픔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 반면, 자녀들의 슬픔도 자녀만의 슬픔이 아닌 것입니다. 자녀의 슬픔은 부모의 슬픔과 직결되는 것입니다. 자녀가 많고 식구가 많다 하더라도 그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식구 가운데 한 사람이 슬픔을 당하게 되면 식구 전체가 그 한 사람의 슬픔에 포괄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거기에 융화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슬픔을 중심삼고는 둘이 아니고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된 그것이 그 가정의 자랑이요, 그 가정의 힘이요, 그 가정의 생명의 원천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되는 것입니다.

한 식구의 슬픔을 그 사람의 슬픔으로만 생각한다면, 열 식구가 있을때 그 열 식구가 전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열 식구는 하나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열 식구가 마음으로 평화를 바라고 혹은 행복을 바라고 안식을 바란다 하더라도 그들 가운데는 안식이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떠한 개인이 안식을 바란다면 개인의 안식으로 찾아진 그 무엇이 있다 할지라도 그 안식은 전체가 안식할 수 있는 터전이 못 되는 것입니다. 열 사람이면 열 사람이 각자 자기를 위하는 자리에서 찾은 개인의 안식 처가 있다 할진대는, 그것은 서로의 불안의 터전이 되고 불화나 혹은 불행의 근본이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생활을 통해 가지고, 우리 식구들의 주변의 사연을 통해서 역력히 잘 아는 바입니다.

식구라는 입장에서 이런 내용을 중심삼고 생각해 보게 될 때에, 우리는 일반 세상의 식구와는 다른 것입니다. 세상의 식구는, 일생 동안 같이 살면서 서로 위하고 서로 위로의 대상이 되어서 하나의 심정을 가려 나갈 수 있는 행복의 길을 찾았다면 그 식구는 행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생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도 그 어떠한 가정보다도 자랑할 수 있는 식구가 되고 가정이 될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말하는 식구의 관념은 다른 것입니다. 세상을 중심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중심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늘 부모를 중심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늘 아버지를 중심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 하늘 부모는 일시적인 시대를 주관하는 부모가 아닌 것입니다. 역사를 지배하고 역사를 주관하는 부모요, 이 시대를 지배하고 주관하는 부모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금후의 시대, 즉 미래까지도 주관하지 않으면 안 될 부모인 것입니다. 그러한 하늘 부모를 모시고 있는 우리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때, 하늘 부모는 타락한 인류를 대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타락권내에서 완전한 해방을 맞지 못한 자신들인 것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