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집: 밀사와 조국 1970년 02월 16일, 한국 통일산업 (구리시 수택리) Page #33 Search Speeches

밀사의 고충

우리 통일교회도 하나님의 복귀섭리의 전체적인 책임을 짊어진 입장에서 역시 마찬가지의 운명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또한 그러한 책임을 제시하고, 그 전체를 책임진 선생님 자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한 터전 위에 태어났고 같은 배달민족으로 태어났지만 이 나라 이 민족의 신임을 받는 자리에서 출발할 수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외로운 자리에서 자기의 내심적인 모든 사연을 감추어 두고 사회활동을 해 나왔습니다.

하늘이 작전을 세우고 전개해 나오는 데 있어서의 고충이 되는 환경을 극복하여 자기의 발판을 발전시키지 못하게 된다면, 조국의 운명을 가름하는 크나큰 책임을 완수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국을 위한 크나큰 사명을 바라볼 적마다 밀사의 사명을 띤 자기 개인의 태도와 행동이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말하면, 지금 북괴가 간첩들을 남한에 내려보내고 있습니다. 이 간첩들이 남파되기 위해서는 먼저 간첩 생활을 하기 위한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훈련을 받을 때에 무엇을 먼저 습득해야 되느냐? 남한의 모든 풍습을 습득해야 됩니다. 말도 남한의 말을 해야 되고, 생활도 역시 남한의 생활방식을 익혀야 되는 것입니다. 그들은 남한의 생활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생사 문제가 좌우되는 그런 운명이 걸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환경으로부터 모든 전문적인 분야에까지 흡수될 수 있는 자신을 어떻게 만드느냐 하는 것이 간첩 훈련의 원리로 되어 있습니다. 말이나 생활적인 습관에 있어서 지금까지 남한에서 살아온 사람들 앞에 조금이라도 어색하거나 이상해 보이는 면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평범하고 보편적인 환경을 그냥 그대로 자신의 생활 가운데서 표현화시키며 살아야 되는 것입니다.

이북에는 이북 사람들의 풍습이 있고, 이북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 있고, 이북 자체의 사회적인 제도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자기도 모르게 어느 환경에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을 제거해 버리고 다른 나라의 사람 또는 다른 지방의 사람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2중 3중의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행동을 한 번 하는데 있어서나, 혹은 말 한마디 하는 데있어서도 반드시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주의해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간첩들의 입장인 것을 우리는 미루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에 그 행동이나 말투가 남보다 조금 다르다든가, 생활습관이 조금 다르다 할 때는 그것이 자기 정체가 탄로날 수 있는 하나의 실마리가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자기가 살아왔던 생활 환경과는 다른 곳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 첩자의 생활인 것입니다. 그러한 생활을 하려면 내심적인 면에 있어서 얼마나 고충이 크겠는가? 또, 그런 생활에 젖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훈련을 해야 되겠는가? 이런 생활을 우리들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지방에 있는 우리 통일교회의 책임자는 지금은 조금 나온 입장에 있지만, 옛날 초창기에는 그야말로 첩자와 같고, 특명을 받은 밀사와 같은 입장에서 생활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 그러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 자기 주장을 내세워 가지고 그것을 그 지방의 전체에 적용시키려는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통일교회 책임자들이 지금까지 걸어온 모든 과거지사를 헤아려 보게 될 때에, 이런 생활을 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지방에 가자마자 자기의 소신대로 내심에 있는 것을 전부다 드러내 놓고 주위의 사람이야 어떻게 생각하든지간에 자기만이 독주하는 입장에서 말씀을 전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행동이 우리의 활동에 크나큰 지장을 초래한 것을 우리는 다시 한번 회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모든 희생의 대가를 다 치르고, 지금에 와서는 대한민국의 위정자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반에 서게 될 때까지 여러분 자신은 무책임한 자리에서 나왔을는지 모르지만 전체를 책임진 선생님에게는 무한한 고층이 있었고, 고심 또한 많았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됩니다. 여러분은 지방에서 자유롭게 행동을 하고 있지만, 중앙에서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선생님은 지금까지도 밀사의 사명 기준을 넘지 못하는 그런 생활 테두리 안에서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알아야 되겠습니다.